카스 성장의 산 증인.. 창립자 헨리
불의 사고로 인한 실명에도 지역사회에 대한 열정 멈추지 않아
호주 한인 사회에서 ‘카스(CASS)’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아마도 ‘신뢰’일 것이다. 4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역사회의 약자를 위한 복지 서비스를 꾸준히 확장해 온 기관. 그러나 오늘날의 카스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카스의 창립자, 헨리 판(Henry Pan OAM)이다. 그의 삶은 ‘헌신’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현실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
2006년, 헨리는 예기치 못한 끔찍한 사고로 두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누구에게나 삶이 멈춰버릴 법한 시련이었다. 그러나 그는 절망보다 긍정을 선택했다.
그의 이러한 삶의 태도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이타적인 가치관에도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 젊은 시절 스스로에게 했던 “호주 사회가 나에게 준 것을 지역사회에 되돌려주겠다”는 약속은 그의 삶을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 오히려 실명 이후 헨리는 더 강해졌다. 최신 IT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이메일과 전화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하며, 지금도 무보수 자원봉사자로서 카스 운영 전반을 세심히 챙기고 있다.
카스는 1981년, 몇 명의 아이들을 돌보던 작은 차일드케어 센터에서 출발했다. 이후 노인·장애인 복지 서비스, 차일드케어, 양로원, 정착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종합 사회복지기관으로 성장했다.
호주에는 수많은 복지 기관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카스는 정부 보조금에만 의존하는 전통적 복지 기관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이윤 창출이 아닌 ‘사회 공헌’과 ‘공익 실현’, ‘일자리 창출’이라는 분명한 가치를 중심에 두고 운영되어 왔다. 이러한 카스의 역사와 오늘의 성장은 헨리 창립자의 신념과 철학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현재 카스는 매주 8,500가구가 넘는 가정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800명 이상의 직원과 45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250명 이상이 한국계라는 점은, 카스가 호주 한인 커뮤니티 안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잘 보여준다.
특히 백세 시대로 접어들며 노인 복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카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복지 기관이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카스가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기관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된 기관이기 때문이 아니다. 카스만의 진정성, 문화적 포용성,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4년, 헨리는 TOP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 민스 NSW 주총리가 카스 자선 디너 행사에서 보낸 영상 메시지를 소개했다. 민스 주총리는 “카스는 40여 년 동안 다문화 커뮤니티에 헌신해 왔으며, 그 공헌은 지역사회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메시지는 카스의 정체성과 가치를 가장 정확하게 요약한 말이기도 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카스가 흔들림 없이 성장해 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헨리의 신념이 조직 전체에 깊이 뿌리내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헨리는 언론 인터뷰나 각종 수상 소감에서 늘 같은 메시지를 강조한다.
“카스는 특정 민족이나 집단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다문화 커뮤니티 전체를 위한 비영리 기관이다. 이 점에 대한 오해가 종종 있어 안타까운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한인 사회에서도 카스를 보다 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한다.”
또한 그는 “이제는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 만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젊고 적극적인 삶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와 경험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커뮤니티 안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한다. 카스는 여러분의 삶을 더욱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 늘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헨리 판 주요 수상 경력
△ 2024년 제3섹터 어워드(Third Sector Awards) ‘올해의 CEO상’
△ 2022년 ZEST Award Hall of Fame
△ 2021년 Compassion Award
– 전 세계 중화권 리더 가운데 자선·공공복지 기여도가 높은 단 8명에게만 수여
△ 2018년 UNSW 동문상
– 35만 명의 동문 중 뛰어난 업적을 이룬 소수에게 수여, 당시 11명 중 유일한 아시아계
△ 1997년 호주 훈장(OAM)
△ 2001년 호주 100주년 메달(Centenary Medal)
사진 1과 2: 2022년 ZEST Award 수상 당시 헨리의 모습과 상패.
사진 3: 일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철저한 헨리.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는 소탈한 면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