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S Articles

[카스(CASS) 사회복지 칼럼 3] 시니어들에게 코로나 시대는줌(Zoom)으로 세상과 소통

20 Jul,2026

[카스(CASS) 사회복지 칼럼 3]

시니어들에게 코로나 시대는줌(Zoom)으로 세상과 소통

​암을 비롯한 갖가지 질병이나 사고 등은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이민자들의 경우 호주의 복지 시스템에 익숙지 않아 어려운 일을 당하면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언어 문제까 지 겹쳐 더 어려움을 겪는다.

​본 칼럼은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전문 복지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사랑으로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호주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실제적 인 도움을 제공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호주 사회로의 융합을 위한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뜻에서 마련되었다.

​

특별히 이번 주에는 한인 어르신들을 위해 그동안 카스에서 진행해 왔던 줌(Zoom) 무료 세션에 참가, 줌을 통한 여러가지 활동을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해나가고 있는 어느 참가자의 글을 게재한다.

 

 


우리 세대는 오랜 세월 많은 일을 겪 으며 살아왔다.

​

나 어릴 때 할머니가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보다”.

​

그 말씀의 뜻을 이제야 알 것 같다.

​

2020년 초 부터 온 지구를 혼란과 아픔으로 몰고 온 코로나-19. 개인적으로 나는 2차 대전과 한국 전쟁을 겪은 세 대이고 오래 전부터 천재 지변과 인재로 인해 인류가 고통 받은 것을 지켜봐 왔지만 이런 세상은 정말 처음 겪는 일이다.

​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묶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 는 가족과 친지들을 그리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었다.

​

비행기만 타면 그리 운 사람도 만나고 아름다운 곳을 방문 할 수도 있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이 었던가!

​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우리는 모두 한 동 안 불안하고 당혹감에 휩싸였고 무엇 보다 만남과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니 너무나 답답했다.

​

하늘 길과 땅 길이 막혀 먼 곳을 방 문할 수도 없는데다가 격리되어 이웃 도 만나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으니 참 으로 기가 막히다. 산책을 나가도 개들 은 사람을 바라보고 다가오는데 우리 는 서로 외면을 하고 등을 돌리는 이상 한 세상이 되었다. 그래도 천만 다행인

것은 세상이 발전해서 전화와 카톡, 거 기다 줌으로 멀리 있는 사람들과 화상 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은 얼마나 다 행인지 모른다. 내가 이 전에 경험하지 못한 혼돈의 시대를 이렇게나마 살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나는 코로나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중 우연히 교민 신문에서 카스의 ‘시니 어를 위한 줌 무료 강좌’에 관한 기사를 읽고 웨스트 라이드 카스 사무실에 찾 아가 줌 강좌 등록을 했다.

​

다문화 사회복지 기관인 카스는 팬데 믹으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우리 같 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줌 교육 프로그 램을 마련했다.

​

내가 잘 배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지만 수업 시간 강사와 자원 봉사자들이 친철하게 천천히 잘 가 르쳐주어 강좌를 이수할 수 있었다. 이 후 만나기 어려운 가족, 지인들과 영상 으로 만날 수 있어 얼마나 숨통이 트였 는지!

​

또한 한국에 있는 딸 가족, 멜번에 있 는 두 아들 가족과 줌으로 안부도 묻고 대화도 하고 이렇게 사람과의 만남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에 참으로 놀랍고 감사하고 있다.

​

80이 넘은 내가 젊은 사 람이나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줌 을 배워 영상으로 다른 사람들과 만나 고 외부와 소통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뿌 듯하다.

​

그리고 줌을 통해 직접 가지 않 아도 문화교실에서 하는 인문학 클래식 음악 시간의 설명도 대면 수업과 똑 같이 들을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 중의 하나다.

​

가끔은 회원들끼리 작은 음악 회 형식으로 각자의 재능을 자랑하는 즐거운 시간도 갖는다. 하모니카 연주 를 하는 이도 있고 함께 좋아하는 노래 를 부르기도 하는데 나는 오카리나로 연주 실력을 뽐낼 수 있었다.

​

작년부터 코비드-19 로 인해 고립되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고령의 노인들 중에는 이민 온지 30년이 넘었어도 이 사회에 적응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

언어 소통의 문제, 낯선 법과 문화 또 이 사회에서 나고 자란 자녀들과의 대 화 단절, 이동의 어려움, 센터링크나 카 운슬과 같은 정부 기관의 복잡한 절차 등 노인들이 겪는 문제는 정말 한 두가 지가 아니다.

​

그런만큼 답답함으로 인한 우울증도 늘어나 고통 또한 심하다. 줌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나 또한 고립 되고 외로웠을 것이지만 그런대로 이 어려운 세상을 잘 건뎌내고 있다.

​

무엇보다도 우울감도 떨쳐 버릴 수 있어 감 사하며 이 기회가 오히려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줌은 팩데믹이라는 이 혼란의 시대, 더 나아가 록다운 장기화로 예상치 못 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소통의 아이콘’ 으로 떠올라 많은 사람들, 특히 어르신 들에게 큰 위로와 기쁨을 주고 있다.

​

어려운 시기 한 가운데 있을 때는 고 통의 끝은 과연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한다. 하지만 인생 을 돌아보면 어려운 시간들은 어느 덧 바람처럼, 구름처럼, 저만치 흘러가고 있는 것을 기억한다. 보고 싶은 사람들 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아름다운 세월이 곧 우리 모두에게 찾 아올 것이다. 용기와 희망을 가져본다.

​

기사제공= 카스